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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10 10:56 조회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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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이 한창인 가운데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으로 발생한 전세대란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가 지난달 민간 통계에서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데 이어 정부 통계에서도 2015년 12월 이후 약 4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 전세수급지수도 4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가 7·10 부동산 대책 및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을 발표한 이후 약 2~3개월이면 전세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갈수록 시장 불안감만 짙어지는 모양새다. 정부가 전세대란을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감정원 전세수급지수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

10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정보 전세수급동향(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21.4로 ‘수요 우위’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8월 17일 118.4, 8월 24일 117, 8월 31일 116.4로 소폭씩 하락하며 수급 균형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7일 117.5로 다시 반등하며 불균형이 더 깊어졌다. 이후 지난달 14일 117.6, 지난달 21일 117.5, 지난달 28일 119로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일 경우 수요와 공급이 같은 상태로 시장이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어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부족으로 시장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하나파워볼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가 늘었지만, 그에 비해 서울 곳곳에서 ‘매물 잠김’ 현상이 벌어지면서 수요 우위 상태가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기존 전세계약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신규 전세 물량의 씨가 말랐다. 여기에다 3기 신도시 등의 공급계획으로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매물 실종이 가속화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 전세수급동향(주간 아파트 동향)에서 확인한 전세수급지수 추이. 서울의 경우 2015년 12월 21일 이후 전세수급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특히 서울의 지난 5일 전세수급지수(121.4)는 2015년 12월 21일 12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2016년 들면서 소폭의 등락을 반복했지만 쭉 하향세를 그렸었다. 2017년 12월 4일을 기점으로 100을 기록하며 균형을 찾은 이후 줄곧 ‘공급 우위’ 상태로 있었다.

하지만 이후 2019년 3월 11일 69.9까지 떨어져 저점을 찍은 뒤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 28일에는 100.3을 기록하며 수요 우위 상태에 접어들었다.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도 연일 상승세다. 지난 5일 110.4를 기록하며 전주(109.9)보다 0.5 포인트 올랐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2016년 3월 21일 110.4를 기록한 이후 약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민간통계에서도 5년 만에 '최악의 전세난'

서울의 전세난은 민간통계에서도 5년 만에 최악인 상태로 나타났다. KB부동산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89.3으로 지난 2015년 10월(193.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의 전세수급지수는 191.1로 최대치인 200에 근접했다. 강북의 전세수급지수는 강남보다 조금 낮은 187.5였다.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87.0으로 2013년 10월 187.1 이후 가장 높다. 특히 경기도의 전세수급지수가 193.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192.6), 광주(192.0) 대전(190.6), 충북(189.8), 인천(188.3), 강원(187.6) 순이었다.

전세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다보니 전세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은 0.08%로 67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세종의 경우 한 주 만에 전셋값이 1.39% 치솟으며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울산(0.43%), 대전(0.25%), 강원(0.20%), 충북(0.20%), 경기(0.17%) 등도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뒤늦게 ‘대책 효과 미미’ 인정하고 해법 강구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정책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나기까지 일부 시차가 있기 때문에 최근의 전세 가격 상승 및 전세수급 지수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친다고 해석했다. 특히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몇 개월 내로 전세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다, 전세 거래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세 시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부도 8·4 공급 대책 발표 이후 2개월이 넘도록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찾지 않자 뒤늦게 정책 효과가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대책 발표 후)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세 대란을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을 찾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안정될 수 없을 것 같다”며 “정부가 추가로 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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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mi Heat at Los Angeles Lakers

Los Angeles Lakers center Dwight Howard (L) fouls Miami Heat forward Jimmy Butler (R) during the first quarter of their NBA Finals basketball game five at the ESPN Wide World of Sports Complex in Kissimmee, Florida, USA, 09 October 2020. EPA/ERIK S. LESSER SHUTTERSTOC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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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발랄한 명리학
6. 코로나 부적 만들기

초등학생이 경찰에게 준 부적.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대전의 한 경찰서에 초등학생 두명이 찾아왔다. 두 아이의 손에는 부적이 들려 있었다. 전염병 예방 부적이라며 흰 바탕에 빨간 크레파스로 ‘NO! 코로나19 물럿거랏!’ 글씨를 쓴 것인데, 코로나로 노고가 많은 동네 경찰관에게 어린이들이 부적을 만들어 선물한 것이다. 올여름 부산광역시도 시민들에게 힘을 주고자 부적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코로나19 훠이훠이 물렀거라 부적’이다. 민간에서 부적을 만들어 더위를 이겨내던 세시풍속을 빌려 코로나를 이겨내보자는 깜찍한 발상이다. 나도 몇달 전 한 쇼핑몰에서 코로나 부적 양말을 사 신어보았다. 정말 예방이 되긴 되는 걸까.

경자년 일년이 다 가고 있다. 올해는 매일 아침 코로나 감염자 수를 체크하다 한해가 훌쩍 갔다. 코로나 국면을 생각하면 할수록 사주를 본다는 건 무엇인가 고민에 빠진다. 지난 연말연시 2020년 신년 운수를 예측하는 온갖 글과 영상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 단 한명도 대규모 전염병을 예측한 사람이 없었다. 올해 초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점을 보는 무당이 출연해 “새해에는 병원에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한 말이 ‘코로나 예언’이랍시고 인터넷에서 높은 조회수를 올리고 있지만, 영상 전체를 다시 보면 화재로 인한 재난을 뜻하는 것일 뿐 코로나 예측과는 거리가 멀다.

온라인상에서 설을 풀고 있는 사주명리학자들은 코로나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시중에 떠도는 웬만한 사주 콘텐츠는 다 찾아보았다. 나라가 크게 한번 들썩이고 나서야 뒤늦게 갑론을박이 오갔다. 환자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뒤 언제 종식될지를 두고 맞히기 경쟁을 했다. 어떤 이는 끊고 잘라내는 에너지가 강한 금의 기운이 왕성한 시기인 지난 8월 갑신월(甲申月), 9월 을유월(乙酉月)이 되면 잠잠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가을 2차 대유행이 오면서 예상은 어김없이 빗나갔다. 또다른 어떤 이는 경자년(庚子年)이 쥐띠해이므로 (박)쥐를 통한 감염병이 왔다며 쥐의 해에서 소의 해로 넘어가는 내년 신축년(辛丑年)이 되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다.

이쯤 되면 사주로 미래를 가늠해본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에 빠진다. 차라리 허심탄회한 말이 공감 간다. 사주 관련 책을 여럿 쓴 경찰관 출신 사주 유튜버 최제현씨는 자신의 영상에서 말했다. “코로나 언제 종식될지는 과학기술의 영역이지 사주로는 알 수 없어요.”

옛날 임금님들은 언제 역병이 돌아 백성들의 목숨을 위협할지 노심초사했을 거다. 조선시대 때는 명리학을 연구하는 관청(관상감)까지 뒀고 과거시험에서 명리학 전공자를 따로 뽑아 천문, 지리, 역학 등을 연구하게 했다. 그 시기 명리학으로 치명적인 역병을 예측해보려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명리학과 관련된 많은 역사서가 일제강점기에 소실됐다고 한다. 명리학을 삶의 지혜에 활용했다는 선조들의 기록은 여러 책에 남아 있지만, 명리학으로 역병을 다스린 기록은 별달리 찾아볼 수 없다.


부산광역시 페이스북 갈무리


이쯤 되면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소망하는 바를 종이에 적어 몸에 지니던 세시풍속이 지금의 암울한 시대를 넘기는 몇 안 되는 엔터테인먼트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 박멸소멸’ 같은 문구가 적힌 코로나 부적이 인터넷에 떠도는 이유다. 이참에 코로나 부적 제조법을 공부해보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소개된 부적 쓰는 법에는 오랫동안 우리나라 민속문화를 연구한 최인학 인하대 명예교수(민속학)와 부적 수집가 김민기 화백이 전수하는 부적의 모든 것이 나온다.

직접 코로나 부적 만들기에 도전해봤다. 부적을 쓸 땐 바라는 바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종이에 일정한 법칙에 따라 붉은색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단, 주의사항이 있다. 일정 기간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고 술이나 육식을 삼가며 절대 금기를 범하면 안 된다. 망언도 하면 안 되며 늘 깨끗한 옷을 입고 선행을 해야 한다고 한다. 직접 자가 부적을 쓰려면 적어도 1개월은 목욕재계를 해야지 안 그러면 효험이 없다고 한다.

봄날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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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574돌을 맞았다. 주요 포털사이트들은 한글날마다 ‘간판’격인 로고를 한글로 바꿔 달아왔다. 올해 한글날에도 이들은 ‘한글 사랑’ 활동을 뽐냈다.




구글은 ‘구글 두들’로 한글날 기념 로고를 선보였다. 구글 두들은 주요 기념일이나 행사, 업적 또는 인물을 기리고자 구글 첫 화면의 로고를 특별히 바꿔 놓는 것을 의미한다. 최초의 구글 두들은 1998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버닝맨 축제’에 참가하느라 ‘부재중’이란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 구글 두들은 구글 알파벳이 조선시대 학자들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 뒤엔 한글로 ‘ㄱ·ㅜ·ㄱ·ㅡ·ㄹ(구글)’이라 적힌 두루마리가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Daum)의 대문을 한글로 바꾸는 한편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주문생산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한글날 기념 에디션’을 선보였다.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일제강점기 한글 보급에 힘쓴 주시경 선생의 업적 등을 모티브로 한 한글날 기념 에디션을 주문∙제작 방식을 통해 제품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글날 에디션은 ▲한글날 맨투맨 티셔츠 ▲ 순우리말을 각인한 ‘은가락지’ ▲곤룡포 쿠션 휴대폰케이스 ▲훈민정음 60수 면 손수건 등이다. 앞서 메이커스는 지난 2월 독립운동가 기획 제품을 출시하고 수익금 1억여원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사업에 전액 기부한 바 있다.

카카오메이커스 관계자는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 한글날 에디션에 이어 독도의 날을 기념할 수 있는 기획도 준비 중”이라며 “우리나라 유산의 아름다움과 선조들의 정신을 기리는 의미 있는 기획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한글날을 맞아 ‘마루 부리’ 글꼴 시험판을 공개했다. 앱·웹에서 ‘한글옷’으로 갈아입은 로고를 누르면 마루 부리 글꼴 배포를 소개하는 게시글이 뜬다. 네이버는 지난 2008년부터 글꼴 서체를 개발해 무료 배포하는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네이버 본문용 서체인 나눔고딕과 나눔명조, 나눔스퀘어, 나눔스퀘어라운드 등이 탄생한 배경이다. 사용자들이 ‘폭넓은 글꼴 선택의 자유’를 누리도록 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취지다.

이번 부리 글꼴 프로젝트도 이 같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화면 해상도와 렌더링 기술의 한계로 오늘날 디지털 화면용 한글꼴의 대부분이 고딕체(민부리 글꼴)에 편중돼 있다는 점에 착안, 인쇄매체에 주로 쓰이는 명조체(부리 글꼴)를 디지털 화면용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사용자 의견을 수렴해, 내년께 ‘마루 부리’ 5종 패밀리 글꼴을 최종 공개하고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김인경 기자(shipp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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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

[임상훈 기자]

아시아와 유럽이 자연 지리적으로 하나의 대륙인데도 둘로 분리하는 것은 인문지리적 이유 때문이다. 여기서는 인간의 이동과 교류가 얼마나 수월한가의 문제가 구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래서 강, 호수, 산맥 등 자연지리적 조건이 다시 변수가 되고 아시아와 유럽도 통상 그렇게 구분된다.

유럽에서 동쪽으로 이주한 슬라브족의 한 갈래인 러시아인들은 오래전부터 동쪽으로는 우랄산맥까지, 남쪽으로는 카스피해와 캅카스산맥까지 그들의 활동영역을 한계 지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유럽 경계선이다.

16세기 이후 러시아는 동쪽으로 남쪽으로 끝없는 확장을 꾀했고 그렇게 확보된 동쪽 땅이 우랄산맥 너머 시베리아였다. 17세기 이후 러시아 세력은 동북아시아 끝 태평양까지 이르러 세계 최대의 영토를 확보하게 됐다. 당시 시베리아는 소수 유목민족들의 터전이었고,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큰 저항 없이 넓은 영토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옥한 땅과 쓸 만한 항구가 부족한 러시아는 남하정책을 꾸준히 시도했고 그런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어쩌면 거의 유일한 방법은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있는 캅카스 지방으로 진출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좁은 캅카스 지방을 나란히 이중으로 막고 있는 두 개의 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이 산맥이 대 캅카스 산맥과 소 캅카스 산맥이다.

캅카스, 신화의 땅에서 분쟁의 땅으로


▲ 아르메니아 - 아제르바이잔 갈등
ⓒ 연합뉴스


진짜 문제는 그 다음. 캅카스산맥을 넘으면 러시아는 튀르크와 페르시아라는 만만치 않은 두 세력과 코앞에서 맞닿게 된다. 그렇게 러시아에 캅카스산맥은 우랄산맥처럼 쉽게 넘을 수 있는 선이 아니었다. 그래서 시베리아를 향한 거칠 것 없는 동진 확장과 달리 러시아의 남진 확장은 캅카스 북쪽에서 멈추게 된다.

캅카스산맥 너머 북쪽에 러시아가 버티고 있는 이상 튀르크와 페르시아로서도 이 산악 지역은 북방 한계선이 되었고,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캅카스 지역은 거대 세력들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해 왔다. 오늘날의 터키와 이란 그리고 러시아 사이에 끼어 있는 이 지역은 그래서 유럽의 끝지점이 되기도, 아시아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캅카스'라는 지명은 오래전 그 지역에 살았던 카우카스인들에서 유래한 것인데, 영어에서 흔히 백인을 의미하는 '코카서스'도 같은 어원이다. 유럽의 동쪽 끝에 있는 영험한 산악 지역이 그들 문화의 출발점이라고 믿었던 유럽인들은 특히 18세기 자신들의 민족주의적 뿌리가 코카서스 지방에서 시작됐다고 확신했다. 결국 서양어 특히 영어에서 코카서스 인종(Caucasian)이 백인을 뜻하는 말과 동일한 의미로 쓰이게 됐다. 물론 이러한 백인의 코카서스 기원설은 과학이라기보다 신화에 가깝다.

그보다 훨씬 앞서 우리에게 더 익숙한 또 다른 신화도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죄로 제우스 앞에 잡혀간 프로메테우스는 캅카스산에 묶여 매일 이곳에 사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벌을 감수해야 했다. 헤라클레스가 구해주기 전까지. 신의 전능에 도전한 인간을 향한 벌이 행해진 곳이 바로 이곳 캅카스 지역인 셈이다. 고대인들은 제아무리 간이 큰들 아무 두려움 없이 캅카스산맥을 넘기는 어려웠을 게다. 캅카스산맥을 넘으려는 이들에게는 발 앞 낭떠러지보다 하늘에서 언제 부리를 겨누고 날아들지 모르는 독수리가 더 무서웠을 것이 틀림없다.

이렇듯 지정학적으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이 지역은 과거부터 신비로운 신화의 원천이 되기도 했고 백인 문화의 시원(始原)으로 숭배되기도 했다.

역사와 신화의 땅 캅카스가 분쟁의 땅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세기부터다. 물론 그전에도 주변 세력들의 일방적 지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때부터 주변 세력들의 확장이 노골화되고 그에 따른 충돌이 본격화된 것. 앞서 기술한 주변 3대 세력은 각각 러시아 제국, 오스만 제국, 페르시아 제국으로 무장해 캅카스 지역을 한 뼘도 남김없이 분할 갈취하게 된다.

20세기 들어 이 지역의 최종 승자는 러시아가 되는 듯했다. 공산 혁명의 바람에 힘입어 이 지역을 모두 소비에트로 만든 러시아(소련)는 소 캅카스산맥 이남 지역까지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게 된다. 하지만 소련의 붕괴와 함께 이 지역의 독립운동은 거세지고 대 캅카스산맥 이남 지역에서는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세 나라가 독립을 이루게 된다.

대 캅카스산맥 이북 지역에서도 독립운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의 지배가 상대적으로 더 강했던 이곳 민족들은 공화국의 지위는 얻었지만 사실상 러시아 국가의 지방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의 행정구역 가운데에는 지방과 공화국이 구별되지만 그들의 정치적 권한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방이 바다와 산맥으로 둘러싸인 좁은 지역에 유난히 다양한 소수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캅카스 지역에는 현재도 사용되는 언어가 100개가 넘는다. 이들 민족들은 크게 종잡아도 30여 개가 되는데 더 크게 분류하자면 세 개의 어족으로 묶을 수 있다. 코카서스 계열의 민족들이 구성하고 있는 나라가 조지아, 인도유럽어족이 구성한 나라가 아르메니아 그리고 알타이 계열의 민족이 건설한 나라가 아제르바이잔이다.

이렇게 보면 왜 서구 세력이 상대적으로 아르메니아와 정서적 동질감을 느끼고 터키가 아제르바이잔과 민족적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만하다. 소련 체제에서도 물론 이들 간에 분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팍스 러시아나(Pax Russiana)가 붕괴된 이후 그나마 하나의 국가 틀 안에서 유지되던 평화는 산산조각이 나고 독립국가 생성을 넘어 영토 분쟁이 본격화 하기 시작했다.

이념이 사라진 공간에 민족이 들어서면서 예기치 못한 비극이 20세기 말부터 지구촌 도처에서 본격화됐다. 동유럽에서도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붕괴하면서 세르비아와 보스니아,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갈등은 민족자결의 순수한 원리를 넘어 인종청소라는 반인륜적 비극을 불러오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 땅에 사는 아르메니아인


▲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실효적으론 아르메니아가 지배하는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개전 사흘째인 29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병사가 아제르바이잔 진영을 향해 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0.9.29
ⓒ 연합뉴스


캅카스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간단한 선긋기로 국경을 정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민족 구성과 이들의 지역 분포가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하게 만들었다. 조지아 내부에도 소수민족들의 독립을 향한 목소리가 결코 작지 않고 실제 독립에 준하는 자치 지역을 구성하고 있는 지역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에 벌어지는 분쟁은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현재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부에 있지만 아르메니아인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과거 아제르바이잔의 지배를 받다가 러시아에 복속되는 과정에서 끝없는 유혈 분쟁이 있었는데 소련의 해체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독립 이후에도 여전히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복속됐다.

하지만 이 지역의 아르메니아인들은 무장봉기 끝에 사실상(de facto) 독립에 준하는 지위를 획득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이들은 아르차흐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자칭하고 있다. 물론 국제사회는 공식적으로(de jure) 이들의 국가를 승인하지 않고 여전히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 지역의 독립을 공식 인정하기에는 전 세계에 이와 유사한 너무나 많은 자치구들이 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당연히 이 지역을 자국의 영토로 편입하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것이 현재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에 있는 분쟁의 배경이다. 요컨대 아르메니아는 사실상 같은 민족의 땅인 이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로 합병하고 싶어한다. 아제르바이잔은 자신들의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아르메니아인들과 이 지역을 탐하고 있는 아르메니아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 배경 속에서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의 주권을 주장하는 아르차흐공화국과 아제르바이잔 간의 충돌이 일어난 것이 지난 9월 27일이다. 아제르바이잔 정부군과 아르차흐공화국은 군사적 대결뿐 아니라 민간인에 대한 공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양측의 공식적 피해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최소 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양측의 주장을 합하면 최대 수천명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기술했듯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민족과 문화의 뿌리가 전혀 다르다. 게다가 그 뒤에는 각각 이들과 정서적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 문명, 그리고 터키를 중심으로 하는 이슬람 문명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을 군사적으로 원조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물론 터키의 군사행동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서유럽 국가들과 동지중해 자원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데다 섣불리 개입할 경우 러시아와 이란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국제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프랑스와의 갈등 관계도 신경이 쓰인다. 아르메니아와 프랑코포니(La Francophonie, 불어권 국가들의 연대기구) 정회원국으로 함께 하고 있는 프랑스는 동지중해 갈등을 겪었던 터키와 캅카스에서 또 만나게 되는 상황이다.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으로 남겨놓고 있는 미국은 사실상 이 지역 분쟁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일대일로 송유관 사업이 하필 이 지역을 지나간다. 입장이 애매할 수밖에 없다. 파워볼

제국주의의 팽창과 소멸, 그 사이에 낀 소수 민족들의 몸부림은 여전히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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